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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보도

[칼럼] 정서적아동학대, 처벌과 훈육의 경계는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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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서적아동학대, 처벌과 훈육의 경계는 어디인가


최근 아동학대 사건을 살펴보면 신체적 폭행보다 정서적 학대를 둘러싼 분쟁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실제 수사와 재판에서는 폭행이나 상해처럼 객관적인 흔적이 남는 사건보다 말과 행동, 태도와 같은 비가시적인 행위가 쟁점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만큼 정서적 학대는 법률적으로도 판단이 쉽지 않은 영역으로 평가된다.


아동복지법은 신체적 학대뿐 아니라 정서적 학대도 금지하고 있다. 정서적 학대는 아동의 정신건강이나 정상적인 발달에 해를 끼치거나 그러한 위험을 발생시키는 행위를 의미한다. 문제는 이러한 개념이 신체적 학대처럼 명확한 기준으로 구분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무에서도 정서적 학대 사건은 다른 유형의 아동학대보다 사실관계 판단이 복잡한 경우가 많다. 아이에게 상처가 남지 않더라도 반복적인 폭언이나 모욕, 위협, 지속적인 비난 등이 정신적 피해를 초래했다면 정서적 학대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보호 목적의 훈육이나 일시적인 감정 표현이 모두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판단 기준이 넓고 추상적인 만큼 신고가 증가하는 배경 가운데 하나로도 지적된다. 정서적 학대는 실제로 아동에게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줄 수 있는 행위인 동시에,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평가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법원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제시해 왔다. 대법원은 2015도13488 판결에서 정서적 학대를 정신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로서 아동의 정신건강이나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하거나 그러한 위험을 초래할 정도의 행위라고 설명했다.


이후 대법원은 2017도5769 판결에서 판단 요소를 보다 구체화했다. 행위자와 아동의 관계, 아동의 연령과 반응, 행위가 이루어진 장소와 시기, 행위의 정도와 반복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정 발언이나 행동 하나만으로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상황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취지다.


최근 실무에서는 명백한 신체적 폭행보다 반복적인 폭언이나 위축시키는 언행, 지속적인 정서적 압박 등이 문제 되는 사례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사건에서는 말투와 표현, 반복 횟수, 아동의 심리 상태 등이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된다.


정서적 학대 규정이 지나치게 추상적이라는 이유로 위헌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2014헌바266 결정에서 해당 규정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최근 2024헌바183 결정에서도 같은 취지의 판단이 유지됐다.


다만 이러한 결정이 곧 모든 정서적 학대 사건의 판단 기준이 명확해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 재판에서는 증거 부족으로 일부 혐의가 무죄로 판단되는 사례도 적지 않고, 유사한 사실관계에서도 구체적인 정황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경우가 존재한다.


이는 정서적 학대 사건이 단순히 법률 조항만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일한 표현이라도 일회성인지 반복적인지, 훈육의 범위를 벗어난 것인지, 아동에게 실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등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정서적 학대 사건은 고소인과 피고소인 모두에게 어려운 사건으로 평가된다. 실제 학대가 있었다면 적절한 법적 대응이 필요하지만, 반대로 충분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형사절차를 진행할 경우 아동에게 또 다른 심리적 부담을 줄 가능성도 있다.


결국 정서적 학대 사건에서는 개별 행위 하나보다 전체적인 경위와 반복성, 아동의 상태, 객관적인 자료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된다.


같은 죄명이라도 세부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사건 초기부터 관련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고 법률적 쟁점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서적 학대는 신체적 흔적보다 보이지 않는 피해를 다루는 영역인 만큼, 사건의 결론 역시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법무법인 성지파트너스 장예준 파트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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